[전남도민신문 = 박광일 기자] 해남소방서, 지금의 위치가 적격한가. 해남소방서는 소방수요가 날로 늘어나는 실정인데 반해 소방차량의 진‧출입이 어려운 도로여건에 장소도 너무 비좁아 이전 문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라남도 소방청사 현대화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소방서 부지 기준은 10,000㎡내외이다. 그런데 25년 전인 1997년에 건립된 해남소방서 부지는 1,657㎡로 기준 면적 대비 16.6%에 불과하다.

또 소방청사 부지는 소방차량의 원활한 출동, 교통흐름 등을 고려해 15m 이상의 도로 폭 또는 왕복 3차선 이상의 도로와 인접하거나 최소 회전반경 12m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현 청사는 전면과 측면이 도로와 맞물려 있고 도로 경계지점과 차고와의 진입 너비가 3m에 불과하다. 따라서 소방차가 화재출동이나 소방서로 귀서할 때 전면 2차선 도로가 모두 소방차의 회전반경으로 포함돼 직진하는 차량과 교통사고의 위험이 따른다.

진입 도로에 이어 협소한 부지도 문제다. 훈련공간과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고층건물의 인명구조나 화재진압에 사용하는 사다리차의 최소 작업공간은 약 6m(도로 2차선 폭)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 청사 또는 인접장소에서 고가사다리차 작업과 훈련은 할 수가 없다. 이에 해남소방서는 소방차 장비조작 훈련과 개인 및 팀별 소방전술훈련을 1.5㎞나 떨어진 우슬 동백체육관 앞 공터를 이용하고 있다. 화재 등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것이다.

지난 1997년 소방서 설계 당시 주차장 면적은 15대, 172.5㎡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3급 기준 소방청사 주차장 면적은 35대, 420㎡로 변경됐다. 기준 면적 대비 58.9%가 부족한 것이다. 또한, 소방직원들의 PTSD 및 수면장애 비율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공간도 없다.

소방행정과 안전보건 자료에 의하면 환경적 영향으로 인해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소방직원은 2020년 24명에서 2021년 52명으로 전년대비 110%나 증가했다. 그러나 1997년 설계된 현 청사는 창고를 개조해 직원들의 심신 안정실과 휴게실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해남소방서는 위치 및 공간부족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어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전을 위해선 부지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이에 최형호 소방서장은 “청사 신축 이전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전남도에서 추진 중인 소방청사 현대화사업에 해남소방서 신축이 우선 반영되도록 소방본부에 건의하고 이전 신축부지 확보를 위해 해남군과 해남군의회에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